서평단 모집: 경제학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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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28 11:06
 




이론과 현실을 오가는 경제학자의 유쾌한 경제학 강의

이 책의 저자 니알 키시타이니는 전형적인 전문 경제학자와는 다소 다른 길을 갔다. 그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후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영국 은행, 유엔, 세계은행 등 다양한 경제 기관 및 단체에서 근무했다. 그 경험을 통해 경제학이 현실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싹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며 경제학이 현실의 문제를 더 적절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경제학의 거장들 뿐 아니라 지금은 잊혔거나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다양한 사상가들의 생각도 경청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심지어 일반적으로는 경제학에 포함시키지 않는 과거의 사상가들까지.
 

처음 듣는 이름인데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아서 루이스라는 경제학자를 들어보았는가? 아마 무척 낯선 이름일 것이다. 경제학 입문서는 물론이고 경제학의 역사를 정리하는 책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이름이다. 그동안에는 그가 경제 사상사에서 다루어야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이름이 오늘날 이토록 낯설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아서 루이스는 1979년에 흑인으로서는 유일무이하게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우리가 오늘날 ‘개발 경제학’이라고 부르는 경제학의 한 분과를 개척한 저명한 경제학자다(227-228쪽). 저자가 소개하는 루이스의 이론도 흥미롭다. 대부분의 나라는 자본가가 농장과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 경제와 가족들이 먹을거리를 구하고 사용할 물건을 만드는 ‘전통’ 경제라는 ‘이중 경제’로 되어 있는데 가난한 나라는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전통에 의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루이스에 따르면 사실 전통적인 부문은 그 수를 반으로 줄여도 생산에 아무런 차질도 빚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제한’으로 노동자를 공급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경제 성장의 동력이 숨어 있다. 현대적인 부문에서는 풍부한 노동력을 낮은 임금으로 고용해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이윤을 기계와 공장에 투자한다. 경제에서 현대적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전통적인 부문이 줄어든다(227-228쪽).

 

이렇듯 가난한 나라의 경제 발전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아서 루이스는 무척 중요한 경제학자이다. 키시타이니는 이렇게 색다른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 볼 만한 주장을 전개했음에도 경제학의 틀이 좁았던 탓에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제국주의를 경제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존 홉슨과 블라디미르 레닌, 사회주의 계산 논쟁의 주역이었던 오스카르 랑게, 불완전 경쟁 개념을 창안한 조앤 로빈슨과 에드워드 체임벌린, 종속 이론을 주창한 안드레 군더 프랑크와 라울 프레비시, 공격적 투기 이론을 전개한 모리스 옵스펠드, 금융 경제의 근본적인 불안정성을 지적한 하이먼 민스키 등이 그들이다. 이들을 통해 기존의 경제학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IMF 위기나 금융 위기처럼 중요한 사건들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개념과 이론들을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넓고 더 다채로운 경제학을 위하여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경제학의 역사를 다룬 책에는 아직 잘 포함되지 않는 주제들이 있다. 빈곤, 불평등, 페미니즘이 그것이다. 대체로 한 사회의 약자들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는 20세기 말에 본격화되었지만 수요와 공급, 가격 매커니즘, 성장 등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주로 다루는 문제들에 밀려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특히 경제학 입문서에 여성주의 경제학이 소개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모두 현재는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들이지만 경제학은 조금 뒤쳐져 있다. 저자는 그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

아마르티아 센으로 대표되는 빈곤 연구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으로 불붙은 불평등은 누가 봐도 경제학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페미니즘과 경제학은 어떤 방식으로 만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다이애나 스트라스만, 낸시 폴브레, 매를린 워링, 줄리 넬슨 등을 통해 그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경제의 생산성을 측정하는 방식, 자유롭게 선택하는 ‘합리적 경제 인간’ 등의 개념에 문제를 제기한다.

 

폴브레 주장에 따르면 여성이야말로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하며 미래 노동력을 기르는 사람이다. 표준 경제학에서는 이 비용을 무시하는데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일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둘러댄다. 한 남성이 가사도우미에게 빨래와 요리와 육아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불하면 가사 도우미 노동은 그 나라 국민 소득의 일부로 포함한다. 만약 이 남성이 이 여성과 결혼을 하면 여성은 가정의 일원이 된다. 여전히 빨래하고 요리하지만 아내이기 때문에 임금을 받지 않는다. 이제 이 여성 노동을 더 이상 국민 소득에 넣지 않는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제 여성은 ‘비생산적인 주부’가 된다(361쪽).

 

저자는 여성주의 경제학을 통해 기존 경제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육아를 비롯해서 전통적으로 여성이 맡아오던 다양한 노동들이 합리적인 경제 인간의 사고로는 다루기 힘든 것들이고, 여성들이 받는 사회적인 압력은 모든 것이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라 말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저자는 기존의 경제학은 잘 다루지 않는 주제들을 통해 기존의 경제학이 적절하게 다루지 못했던 사회 문제들에 대해 경제학의 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짚어준다.

 

현실에서 활약하는 현대 경제학의 최전선

기존의 경제학을 비판하고 그 지평을 넓힌 게임 이론이나 행동 경제학은 이제 널리 소개되었다. 게임 이론은 경제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론이 되었고, 행동 경제학은 《넛지》와 같은 책을 통해 널리 소개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경제 이론은 현실을 바꾸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엇을까?

저자는 이런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최신 경제학의 성과들도 소개한다. 앨빈 로스의 ‘시장 설계’가 대표적이다. 장기 이식 자체가 힘들고, 시장의 원리로 다루기도 힘든 이유는 이식 가능한 적합한 장기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제때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로스는 정보 경제학의 최신 성과들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복합하여 환자와 기증자를 연결하는 장치를 설계했다.(379쪽) 경제 이론은 대체로 이미 존재하는 시장을 분석하는 데 쓰이지만, 이 경우는 경제 이론을 활용해 모두에게 이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경매 이론도 현실 문제를 경제학 이론이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 사례이다. 경매는 단순해 보이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할 수 있다. 그런데 잘못 설계되면 경매 참여자들끼리 신호를 주고받으며 입찰가를 낮출 수도 있고, 사람들이 지례 겁먹고 경매를 포기해 터무니없는 가격이 형성될 수도 있다. 저자는 윌리엄 비크리와 폴 클렘퍼러 등이 어떻게 경매의 문제를 해결하였는지 소개한다(382-3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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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모험』 서평단 모집
 
인원 : 5명
~10월 4일까지
발표 :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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