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모집: 엄마가 아니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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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23 15:33
 






세상의 무례함에 맞서는

아이 없는 여자들의 이야기
 
― 그래도 하나는 낳아야 하지 않겠니?
― 지금은 괜찮아도 나이 들어 외로워질 거야
― 남들 다 낳는데 왜 너만 낳지 않겠다는 거니?
― 안 낳을 거면서 결혼은 왜 했어?
― 애도 없는데 저러다 이혼하면 어쩌려고….
― 결혼은 했어요? 아이는 있어요?
― 사회에 기여할 생각은 없어요?
― 애도 안 낳고 인생 참 쉽게 사네요
― 애도 안 낳아 본 여자가 뭘 알겠어요?
― 여자라면 당연히 애를 예뻐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이 없는 삶을 유독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사적인 문제를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고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런 오지랖은 점점 더 강도를 높이며 각자가 정한 삶의 방식을 공격하고 있다. 아이가 없음으로 인해 ‘비주류’ ‘절대적 소수’ 또는 ‘비정상’으로 분류된다. 절대적 소수로 밀려나고 절대적 다수가 어쭙잖게 우열을 따지기 시작하면, 비정상이라는 편견과 차별에 노출되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아이 없는 삶을 시작하기 힘든 이유다.
    
집안에서는
 
아이 없는 삶이 더 고된 이유는 부모와의 관계에 있다. 부모 세대는 우리보다 더 보수적인 세상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여성은 20대에 결혼해서 주부가 되었고 남성은 나가서 경제 활동을 했다. 남편, 아내, 자녀로 구성된 가족이 지극히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아이가 없으면 누구 하나가 모자란 탓이라 여겨 왔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세대 갈등처럼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낱 ‘어린 치기’ ‘그러다가 나이 들면 바뀔 결정’ 정도로 생각한다. 철마다 올라오는 보약, 매번 걸려오는 전화, 명절마다 반복되는 잔소리…. 차근차근 설명하고 설득하면 부모도 괜찮다는 듯이 마무리되지만, 얼마 못 가 다시 되풀이되는 패턴이다. 겉으로 이해한다고 말하는 부모도 사실은 본인들 마음 깊은 곳에 말 못할 고민을 품고 있기도 하다.
    
“몇 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어요. 위급한 상황을 겨우 넘기고 눈을 뜨셨는데, 형제 중에서 맨 먼저 저를 찾으셨어요. 제 손을 꼭 잡으시더니 이름을 부르면서 ‘결혼했으면 아이를 낳아라’ 이러셨어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벌써 말씀드렸고, 부모님도 알겠다며 별 말씀 없어서 괜찮으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위중한 상황에서 저더러 아이를 꼭 낳으라고 말씀하실 정도니 얼마나 마음속 깊이 그 이야기를 묻어 두고 계셨을까요? 그렇지만 제가 ‘아빠, 우리 잘 살고 있고, 아이 없어도 행복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더니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셨어요. 그날 집에 와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본문 53쪽).”
 
세상 어디에서도
가정의 울타리 밖 사정도 쉽지 않다. 엄마의 길을 가지 않은 여자를 보는 비슷한 또래 여성들의 반응부터 차갑다. 이미 구축된 관계에서도 멀어지고 밀려나기 쉽고, 새로운 사람과 친구가 된다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부부 관계, 시댁 문제, 출산의 고통, 육아의 고단함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 없이 사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 모든 관계에서 멀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친구들 모임에 나가도 끝없이 반복되는 아이 걱정, 아이 자랑, 아이용품 교환 이야기에 투명인간이 되고 마는 일(본문 77쪽), 하루 종일 아이 사진만 공유하는 채팅방에서 ‘톡지옥’에 갇혀 있는 일(본문 78쪽) 등. 임산부와 엄마들 사이에 낀 아이 없는 여성은 그들 모두를 배려하는 도우미가 되거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놓고 공격받기 일쑤다.
 
 "친구들이 이제 막 신혼이거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어요. 서로 신혼 이야기에 열을 올렸죠. 그러다 휴가 이야기가 나와서 이번에 해외여행을 간다고 했더니 아이 때문에 집에 있는 친구가 갑자기 비아냥대는 거예요. 팔자 좋은 소리 한다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넌 애가 없어서 노후가 외로울 거래요. 불쌍하대요. (…) 난 한 번도 그 친구의 아이 자랑에 빈정거린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여행, 외식 같은 이야기만 나오면 심술을 부리니 이제 보지 않으려고요."  (본문 80-81쪽).”
 
온라인상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애도 없는데 저러다 이혼하지”라는 글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채운다. 아이 없는 부부는 관계도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그럴 듯한 행복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외롭고 힘들 거라는 주장이다. 아이의 존재 이유를 부부 관계 유지에 두는 것이다.
유명인이라고 다를까. 영화배우 김민교는 “아이를 추천하는 사람 중에 나를 위해 낳으라는 사람들은 있지만 아이를 위해 낳으라고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아이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끽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말해 주는 사람을 아직 못 만났다. 아이를 위해 낳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본문 103쪽).
 
직장 면접에서도 면접관이 “결혼했는데 왜 아이가 없는 거냐?”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느냐며 주구장창 설교가 이어지는 것이다(본문 97쪽). 막상 회사 측은 직원이 임신했다고 하면 가장 먼저 곤란한 기색을 보이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면서 말이다. 여전히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국가’ ‘기여’ ‘공헌’ ‘애국’ 같은 단어를 앞세워 ‘당신은 사회에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저마다의 아이 없는 삶
 
이렇듯 사람들은 아이 없는 삶에 대해 이런저런 참견을 끊임없이 늘어놓지만, 도대체 왜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 아이의 존재 이유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이다. 남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까, 남들처럼 살아야 무난하게 살 수 있으니까, 다르면 공격당하는 세상이니까 ‘몇 살에 결혼하고, 몇 명을 낳을 것인지’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 문제를 누구보다 깊이 고민해 본 사람들이다.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싶다’ ‘함께 여행을 자주 가고 싶다’ ‘육아에 치이고 싶지 않다’ ‘세상이 요구하는 모성애 내게는 없다’ ‘아이 키우는 일이 소모적으로 느껴진다’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 등 어떻게 살고 싶은지 저마다의 생각은 다 다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많은 신혼부부들이 출산과 양육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은 경제적인 문제다. 이미 수십 년짜리 대출금 상환의 부담을 지고 있는데, 아이 한 명을 길러내기 위해 어마어마한 짐이 늘어난다. 늘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정년… 게다가 여성의 임신은 가계 수입의 절대적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가. 생활의 많은 곳에서 불편함을 넘어 고통으로 다가온다.
 
"이  사회가 늘 남과 비교를 해요. 엄마들끼리 아기용품 하나, 심지어 담요 브랜드로도 경쟁을 해요. 출산하면서부터 산후조리원, 아기용품, 어린이집까지 모든 것이 돈과 직결되는데,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낳기만 하고 제일 싼 것만 먹이고 입히고 싶지 않아요. 아이가 생기면 호화롭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아이에게 잘 해주고 싶은데….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그럴 수 없을 거예요(본문 169쪽).”
    
 출산 역시 선택의 문제,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성숙한 문화로 점차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사적이고 민감한 문제를 “밥은 먹었냐?”는 인사처럼 일상적으로 듣게 되는 현실이지만 말이다. 우리는 상대가 아이 없이 살든 아이 낳고 살든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폄하하면 안 된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배려해 주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는 이 지점에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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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니어도 괜찮아』 서평단 모집
 
인원 : 5명
기간 : ~ 4월 30일 까지
발표 :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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