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모집: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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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8 15:04
 



용서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가치인가

우리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상처들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그 상처들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때로는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들기도 한다. 자신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겨 준 사람에게 극심한 증오와 분노를 느끼고, 타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린다. 죄와 용서를 둘러싼 여러 종교적 진리와 철학적 성찰들을 접하며 우리는 용서의 조건이나 가치를 배우지만, 수많은 감정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어쩌면 용서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용서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위대함’이나 ‘기적’과 같은 수식어들은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보여 준다. 그래서 진정으로 용서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용서를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여기기 쉽고, 용서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나 종교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결론지어 버리곤 한다.

이처럼 용서란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간단히 정의하고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개념이다. 용서를 가리켜 숭고하면서도 겸양의 미덕을 일깨우는 경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고통을 더 가중시키는 무가치한 몸짓에 불과하다며 그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시 말해서 용서는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와 맞먹는 정도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의견이 분분한 개념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용서를 하는 행위가 유동적이고 능동적이라는 사실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또 어떤 계기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에 따라 날마다 시시각각으로 용서는 달리 보인다는 것이다. 커다란 용기와 결심에 따른 선택임에도 용서는 그 후의 삶에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난한 여정인 것이다.

이 책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에는 세계적인 자선단체 ‘용서 프로젝트(The Forgiveness Project)’를 통해 자신의 용서 경험을 공유한 46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대나 폭력, 테러, 학살, 전쟁 등으로 물리적·정신적 외상을 입었지만 복수를 하는 대신 용서와 씨름해 온 사람들이다. 아들을 죽인 소년을 용서한 그레이스,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들을 용서한 매들린,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 간 자살 폭탄 테러범을 만난 조, 그리고 범죄와 폭력에서 벗어나 속죄의 삶을 선택한 새미….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끌어안고도 이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용서를 결심한 걸까?

 

“용서는 실용적이다. 그것은 실제적이고 오래가는 복수가 된다.”

마치 내 용서가 그를 산산조각 낸 듯했다. 내가 그 자리를 떠나려 하자 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망설였다. 이 사람에 대한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제대로 용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떨리는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카페에서 나오며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그에게서 내 힘을 모두 되찾은 것이다. _본문 40쪽

존경했던 선생님에게 성추행을 당한 열두 살의 제프에게 그 기억은 가슴 깊숙한 곳에 뿌리를 내려 그의 삶에서 많은 것들을 앗아 갔다. 마음 저변에 깔린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그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폭력을 일삼으며 언제나 자신을 방어했다. 그런 그에게 ‘낯선 평화’처럼 찾아온 용서의 감정은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과의 연결 고리를 끊음으로써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결의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20년 전에 나를 성추행한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오늘도 여전히 그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그는 나를 20년 전 그 자리에 가둔 채 틀어 쥐고 있었다. 용서는 ‘지금, 여기’와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힘뿐만 아니라 과거의 일에 휘둘리지 않을 힘 또한 갖게 해 준다. 말 그대로 과거의 정신적 외상을 무너뜨려 없앨 수 있게 하는 것이다. _본문 41쪽

저자·역자 소개

 

지은이 마리나 칸타쿠지노Marina Cantacuzino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다. 그녀는 NGO들과 협력해서 그들이 벌이는 국제적 캠페인 소식을 전하고, 2001년에는 영국 보건부의 ‘마인드 아웃 포 멘탈 헬스(Mind out for Mental Health)’ 캠페인의 일환으로 ‘원 인 포(One in Four)’ 전시회를 공동 개최했다. 2003년 전 세계적으로 분쟁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리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폭력, 비극, 불의를 경험했지만 보복과 복수 대신 용서와 화해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이나 그림으로 모으는 작업이다. 그렇게 모은 컬렉션에 사진 작가 브라이언 무디의 사진들을 더해 그녀는 ‘The F Word’ 전시회를 열었다. 2004년 런던에서 시작한 이 전시회의 성공에 힘입어 마리나는 ‘용서 프로젝트(The Forgiveness Project)’를 설립했다. 용서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용서가 상처와 트라우마를 탄력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임을 보여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자선단체이다. ‘용서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범죄자들을 위한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해 롱포드 상(Longford Prize) 특별상을 받았다. 현재 마리나는 남편과 함께 런던에 살고 있다.

 

옮긴이 김희정

서울대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인간의 품격』 『채식의 배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견인 도시 연대기』(전 4권) 『코드북』 『두 얼굴의 과학』 『우주에 남은 마지막 책』 『영장류의 평화 만들기』 『랩 걸』 등이 있다.

 

추천사

용서는 일반화가 가능하지 않고, 또 그래야만 한다. 우리 사회는 ‘해결 매뉴얼’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피해란 원래 복잡하고 다양하고 모순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우리의 굳은 몸을 다른 세계로 이동, 변환시켰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희진, 여성학자,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지금까지 용서에 대한 담론들이 하느님의 은총이나 부처님의 가피(加被)에 기댄 추상적 혹은 종교적 차원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보다 현실적인 토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끈질기게 묻는다. 이나미,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장, 『한국 사회와 그 적들』 저자

 

용서는 결코 간단히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다양한 용서 이야기를 통해 결국 진정한 용서란 상처와 맞서 싸운 치유의 여정이고, 내면의 변화를 통해 치유의 힘이 발휘되는 과정임을 잘 보여 준다. 김선현,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장, 『그림의 힘』 저자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 서평단 모집
 
인원 : 5명
기간 : ~ 2월 15일 까지
발표 : 2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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