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모집: 검사내전
  • 2017
  • 2018-01-03 15:34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에서

‘검사’로 살아간다는 것

 

“세상을 속이는 권모술수로 승자처럼 권세를 부리거나 각광을 훔치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지만, 하루하루 촌로처럼 혹은 청소부처럼 생활로서 검사 일을 하는 검사들도 있다. 세상의 비난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늘 보람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본문 383쪽)

저자 김웅은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래 18년간 검사 일을 해왔다. 그런데 굳이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지칭한다. 검사란 이 사회에서 권력의 중심에 있는 힘 있는 자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대목이다. 그저 직업으로서 밥벌이하며 살아가려고 고시 공부해 검사가 됐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사실 검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지겹도록 많이 등장하는 소재다. 거기서 검사는 보통 ‘거악의 근원’이거나 반대로 불의를 일거에 해소하는 ‘정의로운’ 존재로 설정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극적인 이야기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검사들과 별로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드라마와 달리 검찰도 일반 회사와 거의 같고, 그 조직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보통의 직장인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중에는 각광을 챙겨 정치에 입문하거나 더 높은 자리로 가려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스스로 ‘조직에 맞지 않는 타입’이라고 말하는 저자 같은 사람도 있지만, 그런 다양한 인물 군상은 어느 조직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생활로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나간다는 것이고, 검사들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그렇기에 저자는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으로 살아가겠다던 어느 선배 검사에게서, 소위 잘나간다는 그 어떤 선배들에게도 느껴보지 못한 ‘존경’라는 감정을 느끼며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첫 책 『검사내전』은 바로 그렇게 ‘생활형 검사’로 열심히 살아온 저자가 검찰 ‘안’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이자, 검사라는 ‘직업’ 덕분에 알게 된 세상살이, 사람살이를 둘러싼 그의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당청꼴찌 ‘또라이’ 검사

그 남자의 직장생활

 

흔히들 ‘검사’ 하면 권력 지향적이고 야망에 가득 찬 사람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소위 있는 집 자손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단 검사만 되면 잘나가는 집안과 결혼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람, 김웅은 어쩌다 보니 검사가 됐단다. 어려서부터 검사를 꿈꿔본 적 단 한 번도 없었고 엉겁결에 검사가 됐다는 것이다. 행간을 읽어보자면, 어떤 일을 하며 밥벌이를 할까 생각하다가 그저 직업으로서 검사가 되기로 선택하고 고시 공부를 했다는 얘기다. 무딘 각오조차 없이 시작해서일까? 저자의 초임 검사 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각종 사건 처리 통계가 좋지 않아 ‘당청꼴찌’, 그러니까 ‘우리 청에서 꼴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을 뿐 아니라 검찰 조직 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폭탄주’ 마시는 일도 너무 힘들어했다. 덕분에 조직에서 눈총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사기 공화국에서 만난

인간의 삶과 욕망

 

검사로서의 경력 대부분을 형사부에서 보내며 사기 사건을 많이 다룬 저자는 지금 이 나라가 ‘사기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 전체에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사악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욕망이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해에 24만 건에 달하는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피해액도 3조 원이 넘는단다. 그는 이렇듯 사기 사건이 넘쳐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기가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에서 사기꾼은 어지간해서는 제대로 된 죗값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충분한 동기가 부여되고, 그런 까닭에 재범률이 77%에 이른다는 것이다. 사기꾼 10명 중 8명은 한 번 잡혔다가도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얘기다.

하지만 저자는 사건 피의자들과 피해자들을 만나며, 범죄 자체가 내뿜는 악에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그로 인해 드리워진 삶의 그림자들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그가 ‘검사란 사람 공부하기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그가 보기에 사기 사건의 대부분은 범죄자의 욕망과 피해자의 욕망이 결합해 만들어낸 화학작용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결코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

 

“검사는 남의 말을 들어주는 직업인데, 또 남의 말을 절대로 안 듣는 직업이기도 하다. 검사라는 직업이 참 맹랑한 게, 어서 말을 하라고 하고서 정작 말을 하면 거짓말한다고 윽박지르곤 한다.”(본문 138쪽) 검사라는 직업의 양면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저자가 검사실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현실들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분명한 건, 저자가 보기에 세상의 모든 것들은 ‘곡선이고 움직이며’, 직선으로 흐르는 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상적으로 범죄를 다루어야 하는 검사는 더더욱 세상의 일들을 직선적으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누군가 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법대로 하자’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이 말은 결국 재판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인데, 저자가 보기에 이는 매우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도발로 ‘널 반드시 박멸시키겠다’는 말의 우회적인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 의한 분쟁 해결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보다 새로운 분쟁과 갈등을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재판이란 실제로 옳은 것을 가리는 절차가 아니며, 원칙과 규범을 따르기보다 대중의 욕구와 분노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역사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재판도, 잔 다르크의 재판도 그랬으며, 이후 많은 재판들이 그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적인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복수심을 만족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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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서평단 모집
 
인원 : 5명
기간 : ~ 1월 10일 까지
발표 : 1월 1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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